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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9_제약업계 불어온 글로벌 진출 열풍…CRO도 변신중

제약업계 불어온 글로벌 진출 열풍…CRO도 변신중
R&D 전 과정 아웃소싱 바람…신약개발 비용 효율성 요구증대 반영

 

글로벌 시장진출을 꿈꾸는 국내 제약기업들에게 CRO(임상시험수탁기관)는 중요한 파트너다. 제약바이오산업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신약개발의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CRO 시장을 향한 기대감도 커져가고 있다.

신약개발 비용의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의약품 개발의 전 과정을 아웃소싱하는 ‘가상 비즈니스 모델’이 확대되는 추세도 엿보인다.

커지는 CRO 산업, 2021년 645억 달러 전망

제약업계에서 CRO가 급부상하기 시작한 건 “연구개발(R&D) 비용과 신약 출시기간을 단축시킨다”는 제약사들의 니즈와도 관련이 깊다.

CRO란 제약사, 바이오기업 등 신약개발을 목표하는 회사의 의뢰를 받아 임상시험 연구를 대행하는 전문기관을 뜻하는 용어로 사용돼 왔다.

초기 아웃소싱에서 테이터관리와 통계분석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면, 최근에는 약물발굴과 신약개발부터 제조, 운송, 상품화에 이르기까지 제약 가치사슬(value chain)의 전 단계에 걸쳐 서비스를 제공하는 형태로 변화하는 추세로 변화되고 있다.

비임상시험과 임상시험, 데이터 관리는 물론 생물통계, 바이오분석, 중앙검사실 서비스, 약물감시, 의료경제평가(HEOR)를 포함하는 형태로 CRO 시장의 범위가 넓어지는 것. 헬스케어 분야에서 ‘솔루션 업체’란 표현이 자주 등장하는 건 이런 트렌드를 반영한다고 해석될 수 있겠다.

덩달아 시장규모도 커지는 추세다. 올해 초 프로스트앤설리반(Frost & Sullivan)이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글로벌 CRO 시장은 2016년 354억 달러로 집계된다. 향후 5년간 연평균 12.8%의 성장률로 성장해 2021년에는 645억 달러로 확대되리란 전망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바이오제약기업들이 신약개발 비용절감 차원에서 일원화 했던 생산, 개발, 임상, 마케팅, 유통 등을 분리해 아웃소싱으로 진행하는 사례가 증가함에 따라 시장 성장률이 매년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는 관측도 내놨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태평양 시장은 비록 현재 규모는 작지만 향후 5년 간 20.3%의 성장률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 CRO 시장의 성장을 촉진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시간이 돈” 각광받는 ‘가상 비즈니스 모델’

글로벌 CRO 시장에서 눈에 띄는 변화로는 의약품 개발의 모든 단계를 아웃소싱하는 ‘가상 비즈니스 모델(Virtual business models)’을 들 수 있다.

영업과 유통을 CSO(영업대행업체)에게, 제조를 CMO(의약품 위탁생산업체)에게 맡기듯이 임상 및 규제승인 절차를 CRO가 전담하는 방식이다. 가상 바이오기업이 늘어나면서 소규모로 몸집을 줄이거나 가상 CRO 형태로 전환하는 추세도 포착되고 있다.

제약업계는 임상시험이 지연되는 데 따른 초과비용을 줄이기 위해 ‘Quicker time-to-market model’에 주목한다. IT 기반 서비스와 전자임상 솔루션(eClinical Solutions)이 활발하게 제공되는 덕분에 실시간 데이터 수집과 전자 의료정보 보고, 클라우드 플랫폼을 사용한 데이터 관리 등이 가능해졌다. 이는 임상 데이터의 품질을 높이면서도 리스크를 줄일 것으로 기대된다.

임상연구의 전 과정에서 클라우드 기반 솔루션을 제공하는 IT 기업 메디데이터의 성장세는 이 같은 트렌드를 잘 나타내는 사례다.

뉴욕에 본사를 두고 있는 메디데이터는 2013년 한국에 진출한지 4년 여 만에 관련 시장을 접수했다. 국내 시행된 다국가 임상시험 중 80%가량이 메디데이터의 기술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9년 콜롬비아대학 임상시험센터로 출발해 회사 연혁은 20년에 미치지 못하지만 글로벌
매출 5500억원대를 무난히 돌파하리란 예상이다. 빅데이터, 클라우드 플랫폼 등 디지털 역량을 임상시험 과정에 적극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회사성장에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 제공자료에 따르면 GSK와 베링거인겔하임, 사노피, 로슈, 아스트라제네카, 바이엘, 길리어드, 존슨앤존슨(J&J) 등 글로벌 상위 25개 제약사 중 18곳이 메디데이터의 고객이다. 전 세계에서
판매된 글로벌 의약품 상위 15개 중 13개가 메디데이터의 클라우드 솔루션을 사용한 임상시험을 통해 개발됐다.

한미약품과 종근당, 셀트리온, 삼성바이오에피스, 보령제약 등 다수 국내 제약사들과도 인연을 맺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글로벌 진출 붐이 일면서 1년 새 고객사가 29→48곳으로 뛰었다는 설명이다.

메디데이터 심현종 이사(아시아퍼시픽 영업총괄)는 “국내 제약사들의 관심사가 국내가 아닌 글로벌 임상으로 전환되고 임상시험의 효율을 높이려는 시도가 늘어나면서 임상시험을 위한 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환자 데이터를 포함한 데이터 사이언스에 초점을 맞추고 임상시험 전 과정에서 비용절감과 품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메디데이터 클리니컬 클라우드를 통해 관리된 빅데이터가 큰 강점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략적 M&A·파트너쉽을 통한 돌파구 모색

신약개발 비용과 절차를 간소화 하기 위한 CRO 시장의 또다른 변화는 M&A와 파트너쉽 등 기업간 활발한 교류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바이오의약품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약물스크리닝 확대와 원스탑 서비스 요구 증대 등의 환경변화가 일어나면서 대형 CRO 기업들은 기업간 M&A를 시장확대 전략으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 신규 기술개발과 신규 서비스 지역 진출, 서비스 영역 확장 등을 통해 시장경쟁력을 향상시키려는 취지다.

지난 7월 발간된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바이오인더스트리(BioINdustry) 보고서는 “CRO 기업간 전략적 M&A가 향후 CRO 산업의 고객 비즈니스에 장기간 영향을 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며, “신약개발 전 단계에 걸친 아웃소싱이 활발해짐에 따라 cGMP 검사와 바이오분석, 중앙검사실 등을 원스탑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포트폴리오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가령 의료경제평가(HEOR), 생물통계, 바이오 분석 등의 서비스 분야는 전체 CRO 시장의 5% 이하의 비중으로 아직까지 규모가 작지만, 향후 5~6년 간 10% 이상 성장률로 지속적인 시장 확대가 예상된다. 특히 바이오 분석서비스 시장은 바이오시밀러 등 바이오의약품 개발이 활발해지는 추세와 관련해 더욱 빠르게 확대될 가능성을 갖는다.

지난해 제약업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퀸타일즈와 IMS 헬스의 만남은 이 같은 트렌드를 잘 반영한다. CRO 전문기업 퀸타일즈와 헬스케어 데이터 통계분석 및 컨설팅 서비스 기업 ‘IMS 헬스’의 합병으로 설립된 퀸타일즈 IMS는 전체 시장의 16.7%를 차지하며 글로벌 CRO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7일에는 ‘아이큐비아(IQVIA)’로 사명을 변경하고, ‘아이큐비아 코어(IQVIA CORE)’를 통해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지난 5월 초대사장으로 선임됐던 한국아이큐비아의 정수용 대표는 “아이큐비아의 코어 솔루션 론칭을 계기로 데이터 통계 분석 컨설팅과 임상 CRO 영역을 넘어 휴먼 데이터 사이언스라는 새로운 가치 창출 및 인재개발 육성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CRO 기업들 중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97년 ‘국내 최초 CRO’ 타이틀로 시작한 씨엔알리서치는 20년간 아시아 지역에서만 1200건이 넘는 임상 및 인허가 과제를 수행해 왔다. 2010년 중국 베이징 지사 설립을 시작으로 2013년 아시아 지역 CRO 네트워크(A-PACT)를 구축했고, 올 들어서는 싱가포르 지사와 중국 로컬 CRO LEWEI 및 C&R-LEWEI JV 설립을 통해 아시아 지역 임상수행 역량을 키우는 데 주력했다. 빠른 시일 내에 ASEAN 지사와 북미, 유럽 지사 설립을 통해 글로벌 임상 수행 역량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씨엔알리서치 윤병인 이사(전략기획팀)는 “한국 제약산업이 발전하면서 CRO 기업들이 기존 인허가 및 임상시험 수탁서비스를 중심으로 해외진출을 빠르게 추진하는 동시에 전주기 종합 솔루션 기업으로 포지셔닝 중에 있다”며, “씨엔알리서치 역시 지난 20년간 인허가 및 임상시험 경험을 통해 축적된 전문성과 데이터 등을 기반으로 제품 개발 및 기술사업화 컨설팅, 해외 진출을 위한 인큐베이팅-투자 플랫폼, 해외 인허가 전략 및 임상개발, 해외 유통, 마케팅 서비스까지 전주기를 아우르는 솔루션을 보유하고 있는 개발 기업 파트너로서 성장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CRO 업계의 이 같은 변화는 “물리적인 자산을 소유하는 대신 제품이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가상가가치(virtual value)를 창출하는 기업들이 제약산업에 큰 변화를 가져오게 될 것”이란 생명공학정책연구센터의 최신 보고서(제약산업 전망 2030 : 진화에서 혁명으로)와도 일맥상통한다.

CRO 업계 관계자는 “임상시험의 효율성을 높이려는 제약사들의 니즈와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는 CRO 업계의 환경변화가 맞아떨어지면서 CRO 업체들이 점차 사업영역을 넓혀가고 있다”며, “역으로 헬스케어 업체가 CRO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는 사례도 종종 확인된다. 신약개발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떠오르면서 당분간도 CRO 시장의 성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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