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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릭 천국 중국 제약 시장, 3년 만에 달라졌다

제네릭 천국 중국 제약 시장, 3년 만에 달라졌다

[급변하는 중국 제약 시장 ①] 중국, 신약 경쟁의 장으로 탈바꿈

 

중국은 희귀병 환자의 절대 숫자가 많고 빠른 고령화로 만성 질환 환자가 늘어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환자 풀이 가장 큰 시장이다. 동시에 당국의 의약품 승인 절차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아 많은 제약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2001년부터 2016년까지 선진국에서 승인된 신약 433개 중 중국에서 승인된 신약은 단 100개뿐이었다. 중국 당국은 제네릭(화학 복제약) 사용을 권장했지만, 오리지널에 비해 일관성이 결여된다는 점이 큰 문제로 꼽히면서 중국 국민이 편법으로 해외에서 신약을 구입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이로 인해 안전성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 중국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 충족되지 않은 의료 수요가 많아지고 다양한 치료제 기법이 개발됨에 따라 까다롭고 복잡한 승인 절차를 개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6일 한국임상시험산업본부(KoNECT) 주최로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국내 의약품 중국 진출 심포지엄’에선 정부 주도로 개혁 속도를 높이고 있는 중국 제약 시장이 소개됐다. 중국 제약 시장은 2015년 전과 후로 나뉜다. 2015년 이전의 중국 제약 시장은 그야말로 주먹구구식이었다. 신약 승인 규제가 비합리적,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규제 당국과 업계 간 소통이 거의 불가능했다. 시장 규모에 비해 의약품을 검토할 인력은 120명밖에 안 돼 검토가 지연된 건수가 2만2000건에 달했다. 제네릭 역시 임상 시험에서 상호대체성을 검증하는 기준이 부재하고, 가격 책정에도 부정부패가 만연한 상황이었다. 비건전하고 비합리적인 제도는 중국 제약사 성장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했다. 중국 제약사들은 공통적으로 연구 개발(R&D)에 취약하고 임상 환경이 낙후해 혁신을 이뤄내지 못한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그러다 보니 품질이 비등한 미투(Metoo) 제품만 우후죽순 쏟아졌던 것.

 

그런데 중국 당국이 제약 산업을 국가 경제 성장 동력으로 삼고 강력한 개혁 드라이브를 걸면서 중국 제약 시장은 3년 만에 급격한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제약 산업 개혁을 위한 중국의 접근 방식은 3R로 대표된다. 3R은 재지정(Re-designation), 재충전(Re-energizing), 리프레싱(Refreshing)을 뜻한다. 재지정은 각 부서의 역할과 책임을 분명히 밝혀 제도를 재정비하는 것을, 재충전은 기술 지침 등을 마련하고 업계와 소통 프로세스를 세워 가이드를 100퍼센트 활용할 수 있도록 제약사의 권한을 확대하는 것을 말한다. 리프레싱은 시스템과 방법론적인 차원에서 관리 감독 원칙을 손질하는 것이다.

 

한중합작 임상수탁기관(CRO) C&R-LEWEI JV의 시모 왕 대표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중국은 3R에 따라 14차례에 걸쳐 의약품 심사 및 규제 개혁안을 발표했다. 2015년 7월 중국 식품의약품감독관리국(CFDA)은 신약 승인 절차 단축이 목표임을 대외적으로 천명하며, 지연된 검토 작업을 줄이기 위한 제도 정비, 인력 충원 등 제도 정비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8월 18일 국무회의에서 의약품 및 의료 기기 승인 시스템을 전면적으로 개혁한다는 44호 문서를 발표하면서 실질적인 개혁 작업에 돌입했다.

 

2016년 초엔 제네릭 품질에 대한 일관성 평가 가이드라인과 의료적 수요가 충족되지 않은 질병에 대한 치료제를 우선 심사하는 ‘패스트 트랙’ 가이드라인이 차례로 발표됐다. 또한 2017년 CFDA 산하 약품심사평가센터(CDE)를 승인 주체로 격상해 심사 평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2017년 6월 CFDA가 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ICH) 정식 회원국으로 가입해 중국의 의약품 검토 및 승인 시스템과 임상 시험을 글로벌 표준에 발맞추고자 했다. 2017년 10월 8일에 발표한 42호 문서, ‘의약품 및 의료 기기 혁신을 장려하기 위한 심사 승인 제도 개혁’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중국 시장 진출을 용이하게 하는 정책이 상당수 포함됐다. 해외에서 실시한 임상 데이터를 수용하고, 혁신 신약에 대한 우선 심사 및 특허 보상, 약품 시험 데이터 보호 등의 내용이 담겼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30일 규정에서 착안한 ‘CFDA로부터 60일 내 응답이 없으면 자동으로 임상이 승인된다’는 임상 승인 가속화 규정도 마련됐다. 중국 제약 시장을 혁신 신약 개발 경쟁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전략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건 셈이다. 올해는 희귀 의약품 리스트 첫 번째 버전 및 최근 해외 임상 데이터 수용 기준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는 등 세부 규정을 다듬어가고 있다.

 

시모 왕 대표는 중국의 개혁 로드맵에 대해 “전 단계를 거쳐야 다음 단계로 이행할 수 있도록 순서가 굉장히 잘 짜여있다”고 평했다. 이어 그는 “2015년 당시엔 업계에서도 이러한 변화가 일어나리라곤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 규제 개혁에 따라 제약 업계도 고도화·선진화된 기회를 얻게 되었다”며 “개혁 속도가 너무 빨라 많은 제약사가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처하지 못할 정도”라고 말했다.

 

대대적인 개혁에 따른 실질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가장 문제로 꼽히던 임상 및 신약 심사 기간이 3분의 1로 단축됐다. 검토 작업이 적체돼 2015년 최고조에 달했던 지체 건수는 빠르게 감소해 2017년 12월 4000여 건으로 줄었다. 2014년 87건에 불과한 임상 시험 승인 건수는 2017년 170건을 달성했다. 의약품 승인을 검토하는 CDE 인력도 2015년 344명에서 매년 늘어 2018년 3월 755명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인력을 더 확충함에 따라 올해 말 1000여 명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도 중국은 의료 보험, 보건 서비스 등 관련 분야의 개혁과 연계한 제도 개선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시모 왕 대표는 “이제 디테일을 다듬을 때”라며 “글로벌 기준과 트렌드에 맞춰 필요한 절차들을 마련하고, 이는 업계 내부의 역량 확충과 맞춰 조화롭게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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